지독한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이었다. 최근 한국인의 기대수명 보고서에서도 폐질환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부각됐다. 중국발 황사는 사시사철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 되었다.
겨울은 건강한 사람도 감기나 독감 발생으로 인해 호흡기가 손상받기 쉬운 때다.
만성기관지염이나 천식이 있는 분들은 차가운 날씨만으로도 자극이 되어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
지는 등 발작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예방을 위해 외출시 목도리로 목을 따뜻하게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등 신경을 써야 한다.
흡연자라면 중장년도 예외가 아니다. 살이 많이 쪘거나 오염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분들도 마찬가지.
특히 폐와 근육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어 근육의 힘이 떨어지면 자연히 폐 기능도 약화된다.
때문에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일수록 호흡기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예방 차원에서 자연은 음식을 통해 해법을 동시에 제공한다. 겨울철은 폐건강이 위축받기도 하지만
이른바 폐에 좋다는 음식이 일년 중 가장 풍부한 계절이기도 하다. 무, 배, 도라지, 더덕, 배추,
대파의 흰뿌리, 은행, 토란, 마늘, 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식품의 공통점은 바로 화이트 푸드라는 점. 흰색 음식에 풍부한 안토크산틴이라는 식물화학
물질 성분 덕분이다. 안토크산틴은 기관지 점막, 폐 점막 등 호흡기 기능을 보호하고 튼튼히 해주는
성분이다. 몸 안으로 침입하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특히 건강한
세포를 녹슬게 하는 산화작용을 억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몸밖으로 방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행의 원리를 적용시키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도 흰 색깔의 식품들은 폐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한다. 호흡기 건강에 좋은 대표적인 화이트푸드 삼총사의 효능을 살펴본다.
배
배에서 주목할 성분은 바로 루테올린이란 물질이다. 다른 과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성분이다.
기관지 점막수축을 막아 호흡기 건강에 이롭다. 배가 호흡기질환 예방에 좋은 또다른 점은 풍부한
수분 함량이다. 배는 85-88%가 수분으로 이뤄졌다. 또한 배에는 옥시다제 등 소화를 돕는 효소와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아스파라긴산 성분까지 들어있다. 그래서 배는 숙취를 위한 각종 음식들에
주재료로 쓰이고 있다. 다른 과일에 비해 비타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소화작용을 돕는 성분이
많아 식후 소화를 돕는 과일로도 안성맞춤이다.
무
싱싱한 무일수록 특유의 맵싸한 맛이 난다. 시니그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바로 이 물질이 항균
작용을 한다.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치유함과 동시에 가래를 밖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오래전부터 민간에서는 감기로 기침이 잦아지면 생무를 먹었을 정도로 기관지염에 약처럼
이용됐다. 무에는 비타민C가 100g당 20㎎정도, 또 비타민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도 630㎍ 들어
있다. 이들 모두 항산화 영양소이다.
또한 무에는 전분 분해효소인 디아스타제도 들어 있어 소화작용을 돕는다. 특히 겨울 무는 인삼이
부럽지 얺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약효가 뛰어나다.
더덕
호흡기질환과 관련해 더덕에서 주목할 영양소는 이눌린 성분이다. 미세먼지로 손상되기 쉬운 폐를
보호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덕에 풍부한 사포닌 성분도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데 일조
한다. 그래서 기관지염이 있거나 천식 기운이 있는 분들은 평소 더덕을 꾸준히 먹으면 좋다.
싱싱한 더덕을 생으로 썰어 사과와 베리류, 견과류와 함께 샐러드로 먹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그런데 그 특유의 쓴 맛이 별로라면 더덕구이나 더덕장아찌 혹은 찹쌀가루를 입혀 기름에 살짝
튀겨 꿀에 찍어 먹으면 더덕을 맛나게 먹을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