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행시방

저만치 오는 가을/자은 이세송

노량진김삿갓 2018. 12. 20. 05:50


가을을 위하여

저만치 오는 가을


                        자은  이세송

 

밝은 빛 얇아져 서산 걸쳐 쉬니

하늘 붉은 노을 토해내고

 

가을물 들어가는 들꽃

살결 드러내며 마지막 절정

떠나는 하루 빛 속에 피워낸다.

 

하루 그 가장자리

빈 등걸에 앉으니

 

이별 준비하는

벌레 먹은 나뭇잎 하나

흐르지 못한 눈물 맺히고

 

바람 휘청거리며

산 헤매다 찾아오니

 

겹겹이 물들어가는 잎새

가던 걸음 멈춘 체

가을이라 일러 주건만

 

나는 이 가을

품에 안을 준비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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