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대지는 지렁이에 의해서 경운되어 왔으며 인류역사상 지렁이와 같이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동물은 없을 것이라고 할 만큼 지렁이와 농업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지렁이는 자연생태계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의 밀도와 효소활성을 높여주고 토양의 물리성을 개선 및 양분순환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하루에 자기체중의 절반에 해당하는 분변토를 생산함으로서 토양의 비옥도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렁이 분변토는 비료적 가치와 생물학적 특성이 우수하여 양질의 유기질 자재로 활용성이 높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유기농업 선도국을 비롯한 인도와 쿠바에서 지력유지를 위한 주요 토양개량 자재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패성 쓰레기의 직·매립 금지로 지렁이 사육원료로 유기성 폐기물 재활용 처리 및 낚시용 지렁이 사육농가들이 확대되어 지렁이 분변토 발생량은 증가되고 있지만 먹이원이 주로 제지슬러지, 하수슬러지, 피혁오니 등 각종 유기성 폐기물들을 단일 또는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분변토는 pH 6.3~8.7, 총질소 함량이 0.55~1.24%, 인산 0.53~4.83%, EC 1.3~18 dS·m-1, CEC 27~63 cmol·kg-1, 염농도 0.01~0.21%로 사용원료 및 혼합비율에 따라 이화학성에 큰 차이가 있다. 한편 구리, 니켈 등 중금속 함량이 매우 높아 농업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관행농업은 물론 친환경유기농산물 생산에도 사용 가능한 버섯 폐배지와 비지를 지렁이 먹이 원료로 하여 생산된 분변토는 토양비옥도 유지 등 우수한 토양개량 자재로 활용성이 높다. 연간 발생량이 26만톤에 달하는 느타리버섯 재배 폐배지와 지역단위로 발생되는 식품부산물인 비지를 활용하여 지렁이 분변토를 생산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육조건]
지렁이 분변토 생산에서 중요한 것은 지렁이의 생장과 번식이 왕성하여야 한다. 지렁이의 생장과 번식을 왕성하게 유지하려면 먹이조건과 생장에 적합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렁이가 선호하는 먹이와 생육환경 조건 중에 pH는 중성범위인 6.0~8.0, 수분함량은 60~70%, 온도는 20~25℃가 적합하고, 염분농도가 0.5%이상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지렁이는 부화 후 40일 까지는 서서히 자라고 40~80일 사이에 성장이 가장 빠르며, 80일 후에는 체중이 줄어든다. 활동은 어두운 곳에서 먹이를 섭식하므로 차광을 위해 사육장에 덮개를 덮어주는 것이 좋다. 양식 길이는 사육장 규모에 따라 적절히 하여도 무관하지만 폭은 통풍, 먹이급여 등의 관리를 위하여 폭 2m의 규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료특성]
친환경 유기농업은 인간 활동에 의한 화학적인 처리나 공정을 거치지 않은 각종 부산물들을 재활용함으로서 자연생태계에 2차적인 악영향을 유발하지 않게 하거나 자연에 존재하는 자원들을 활용하여 인간이 필요로 하는 물질들을 생산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물리적인 공정에 의하여 생산되는 버섯폐배지와 콩비지는 관행농업은 물론이고 유기농업에 사용 가능한 농산부산물이다. 버섯폐배지는 중금속 함량이 낮고, pH가 6.3인 중성범위로 지렁이의 생육에 적합하며, 양이온친환용량(CEC)이 11.2 cmol·kg-1, 전질소 함량이 1.71%로서 토양비옥도 유지에 적합한 유기물원이다. 한편, 콩비지는 CEC가 16.1 cmol·kg-1, 전질소 함량이 3.8%로서 비료적 가치가 크고, 유기물이 풍부하여 양질의 지렁이 먹이로 유망하다. 양이온치환용량(CEC)이 높다는 것은 작물생육에 필요로 하는 유효양분인 NH4+, K+, Ca++, Mg++ 등의 양이온 보유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렁이 입식]
국내에서 양식되고 있는 붉은 줄지렁이(Eisenia andrei)는 유기성 폐기물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 목적에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낚시용 지렁이 생산을 목적으로 하지만 먹이는 대부분 유기성 폐기물을 사용하고 있다. 지렁이는 먹이원이 달라지면 생장과 번식이 떨어지고 분변토 생산이 저하되므로 사용하는 먹이원에 충분히 적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지렁이를 입식할 때에는 기존에 살고 있던 양식장의 먹이와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물을 뿌려준 다음 부직포 등으로 덮어준다. 그 후 몇 일간 지렁이의 상태를 관찰한 다음 지렁이가 죽지 않고 생존하면 먹이를 소량 급여하고, 지렁이가 먹이를 잘 섭식하면 먹이의 급여량을 증가시킨다. 지렁이의 입식과정에서 지렁이가 죽거나 탈출하면 지렁이가 살수 있는 적합한 환경이 아니므로 신속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덮개를 덮어주면 되지만 지속적으로 탈출하거나 죽으면 먹이원의 부숙정도, 산도 등의 조건을 점검하여 원인을 찾아 해결하여야 한다.
[먹이급여]
지렁이는 유기물을 자체적으로 소화하거나 양분을 분해, 흡수하는 소화기능의 발달이 미흡하여 부숙된 먹이를 좋아하므로 먹이급여 전에 어느 정도 부숙시켜 먹이를 공급하여야 한다. 부숙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먹이를 과다하게 공급하면 사육장에서 먹이가 분해되면서 열이 발생하여 지렁이가 죽거나 또는 밖으로 탈출하게 되므로 한번에 다량의 먹이를 공급하지 않아야 한다. 먹이급여 방법은 지렁이 생육상태에 따라 가급적 매일 조금씩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번에 두껍게 많은 먹이를 공급하게 되면 내부에서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공기가 부족하게 되고, pH가 저하되어 산성화되어 흰지렁이가 발생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경우 먹이급여를 중지하고 먹이를 뒤집어 호기상태로 바꾸어주면 서서히 개선된다.
분변토 원료 중 버섯 폐배지는 먹이 급여시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4~6개월 정도 퇴적하여 부숙시키고, 식품부산물인 콩비지는 사용지역에서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는 부패하지 않은 신선한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혼합비율은 버섯폐배지에 콩비지를 10~15% 혼합하여 제조된 먹이를 4~5일후 섭식상태에 따라 7~10cm 두께로 급여하여 주면 지렁이 생육과 번식이 양호하고, 비료적 가치도 높아 우수한 분변토 생산이 가능하다.
[분변토 생산]
시기별 지렁이 먹이 섭식량 및 분변토 생산량은 9월과 10월에 가장 높고 8월에 가장 낮다. 따라서 먹이 급여는 섭식상태에 따라 양을 조절하고, 지렁이 사육상의 환경조건이 최적화되도록 겨울철에는 부직포 등으로 보온에 유의하고, 여름철에는 환기를 잘 조절해 지렁이 생장과 번식을 양호하게 하면 양질의 분변토를 생산할 수 있다. 분변토 채취량은 지렁이의 생장과 번식이 안정화되도록 약 20~30%정도를 남기고 채취하여 급격한 생육 환경변화를 줄이도록 한다. 아울러 비지의 혼합율이 20%이상이 되면 분변토 생산과정 중에 구더기가 발생하고 지렁이 생장도 저하되며, 지렁이를 잡아먹는 두더지, 뱀, 쥐 등이 출입하게 되므로 차단시설을 설치하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산된 분변토는 지렁이를 수확한 후 건조되지 않도록 잘 보관하면서 사용하도록 한다. 건조된 시료는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활성이 현저히 저하되어 시용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
[분변토 활용]
지렁이 분변토는 생물학적 활성들이 우수한데 특히, CM-cellulase, Saccharase, Dehydrogenase, Urease, 및 Alkaline phosphomonoestrase 효소활성이 가축분 퇴비에 비하여 52~74%가 높아 유기물이나 염류가 많이 집적된 농경지를 비롯하여 친환경 유기농업 실천농가에서 우수한 토양개량제로 사용이 가능하다.
분변토의 시용에 대한 유묘검정 결과 배추, 시금치, 고추 및 토마토 등 작물에 따라 차이가 있어 배추 0.5톤, 시금치 3.0톤, 고추 1.5톤, 토마토 1.0톤에서 최대 건물 생산성을 나타내었다. 버섯폐배지와 콩비지를 이용하여 생산된 지렁이 분변토 시용량의 적정범위가 배추는 0.5~1.5톤, 시금치는 1.5~4.0톤, 고추와 토마토는 1.0~2.0톤으로 판단되지만 작물별 장기 포장실증시험을 통한 작물생육, 토양의 지속적 생산성, 품질 및 토양생태계 환경영향 평가 등 여러가지 요인들을 종합평가하여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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