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와 열매

둑새풀

노량진김삿갓 2020. 4. 15. 05:55

흙은 가슴으로 세상을 산다   
 
보리밭 둑새풀 뽑고
서릿발 솟은 흙을 밟으니
허공에 뿌리 안도의 한숨을 쉬고
흙은 한 번도
머리로 살아 본 적 없노라는 몸짓 
 
 
심는 대로 품은 대로 싹 틔우는 흙
비바람에 씻기어도 얕은 꾀를 부리거나 간교한 머리 굴림 없이
앉은자리에서 꽃을 피운다고  
 
머리로 세상을 살다면
차가운 손익의 저울질에  뜨거운 심장은 굳어져 사랑도 삶도 뿌리
내릴 수 없음을  
 
 
따스한 가슴에만 믿음과
사랑이 자라고 차별 없이 품어
보리도 독새풀도 냉이도 살아가게
한다는  눈짓 
 
농부가
맨발로 흙을 밟고 맨손으로 흙을
애무하니
감미로운 향기에 심장이 멎고
짜릿한 전율의 비명이 흐른다 

농부님들을 제일 짜증나게 하는 풀 중에 하나인데요. 바랭이풀, 피와 더불어 이 둑새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사실 예전에 염소나 소를 논밭에 풀어 키우던 시절에는 가축들이 많이 뜯어 먹어서 잡초 때문에 그다지 골머리를 앓지는 않았지요. 이 둑새풀도 염소나 양, 소가 잘 먹는 풀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에는 이 둑새풀의 씨앗을 털어 볶아서 먹기도 했지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지긋지긋한 가난의 추억이 될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이 둑새풀도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입니다.  
 
지역에 따라 달리 불리기도 하는데요. 뚝새풀, 독새풀, 독개풀, 독새기라 불리고 한방에서는 간맥낭이라합니다. 
 
하도 흔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지만 흔하다고 해서 제초제세례를 받아야할 만큼 큰 죄를 지은 잡초도 아닙니다. 풀이 있기에 자연이 존재하고 인간도 존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흔하다고 하찮지 않은 우리 곁에 있는 자연초입니다. 
 
둑새풀은 해독작용이 있어 뱀이나 독충에 물렸을 때 짓찧어 붙이면 좋습니다.
전신부종에 잘 듣고 아이가 복통이 심해 설사를 할 때 둑새풀의 전초를 달여서 먹이면 신기하리만치 잘 가라앉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수두에 잘 듣는데요. 전초를 달여서 먹이고 생즙을 내어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지요.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배가 살살 아프거나 먹은 것이 얹혔을 때 또는 장염으로 오는 설사에 둑새풀을 뜯어다 삶아서 드셔보세요. 복통이 가라앉고 설사가 멈출 테니까요.  
 
흔하지만 결코 하찮치 않은 풀입니다.
잡초? 잡초가 아닙니다. 자연초입니다. 우리의 인체를 해독시키고 정화를 시키는 천연 구급상비약입니다. 닭의장풀, 바랭이풀, 둑새풀 등 구급상비약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배탈이 나기 쉽지요. 병원에 가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심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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