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부족으로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
한국 성인중 400만명 걸려, 식습관 개선해야
Diabetes는 소변이라는 뜻이고 Mellitus는 달다라는 뜻입니다. 아주 옛날 옛날에 어떤 환자가 있었
는데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파서 계속 먹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은 계속 빠져 말라가고 소변은
많이 봐서 늘 목이 말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환자가 소변을 보면 소변 주위로 개미떼가 몰려
왔는데 호기심 많은 의사가 왜 그럴까 하고 소변을 맡아보고 맛보았더니 소변이 달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병을 소변이 단 병이라고 해서 당뇨병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환자는 많이 먹고(다식),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 많이 보고(다뇨) 그리고 결국 체중이 줄어
병세가 나빠지거나 사망하곤 했습니다. 현대에 와서 밝혀진 것 처럼 당뇨병은 혈액의 당(혈당)
수치가 정상 보다 높아지는 병이고 그 결과 남아도는 당이 소변을 통해 나와 소변이 달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당이 혈액에 넘치는 병입니다.
많이 먹어도 인슐린 부족으로 세포에서 에너지로 활용이 안돼
당뇨병은 단순하게 말하면 많이 먹지만 먹은 만큼 쓰지 못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영양과잉에 의한 병입니다. 그런데 좀 엉뚱하게도 당뇨병은 몸의 입장에서 보면
영양실조입니다. 좀 이상합니다. 영양과잉에 의한 병이 어떻게 영양실조일까요? 일반적으로, 음식이
모자라 아예 몸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1차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누구나 다 음식을 섭취할 수 있고 오히려 많이 섭취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일반적 의미에서는 영양실조가 아닙니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관점이 달라집니다. 음식을 통해 흡수된 영양분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소장이나 피는 영양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경유지일 따름입니다.
영양분의 최종 목적지는 세포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세포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입니다. 영양분의 목적은 우리 몸이 움직이고 살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인데
영양분과 미토콘드리아의 관계는 휘발유와 엔진과 같습니다. 우리 몸은 자동차로 비유할 수 있습
니다. 주유한 휘발유가 엔진에 못 들어가고 연료 파이프에 넘쳐서 배기 가스로 나오는 상황이 되면
연료는 새고 엔진은 돌아가지 않아 결국 차는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당뇨병입니다(그림 1).
영양분을 받지 못하는 세포는 결국 쇠퇴합니다. 이렇게 영양분은 몸속에 들어왔으나 최종
목적지인 세포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도 영양실조입니다. 이런 현상을 2차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당뇨병은 2차 영양실조의 전형입니다.
늘 피곤하고 힘들고 소변도 잦아
영양실조의 증상은 어떨까요? 늘 피곤하고 힘듭니다. 음식이 안들어왔으니 배가 늘 고프죠. 계속
안들어오면 어떻게 되나요? 일단 가지고 있는 영양분을 써야 합니다. 비축된 것을 써야 하는데 배에
쌓인 지방을 쓰고 그것도 모자라 단백질마저 탕진하게 됩니다. 그 결과 몸무게가 줄고 단백질이
제일 많은 부분인 허벅지 근육이 쪼그라지게 됩니다. 당뇨병과 같은 2차 영양실조도 마찬가지입
니다. 음식은 몸안으로 들어왔으나 세포로 들어 오지 못하니 몸의 입장에서는 영양실조입니다.
따라서 늘 배가 고프죠. 그래서 많이 먹습니다. 많이 먹어도 세포로는 못들어오고 혈액에 영양분이
차고 넘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포도당이 혈액에 많이 쌓이는데 포도당 농도가 약 180mg/dl이상되면 혈액이
감당을 할 수 없으므로 마침내 소변으로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기는데 포도
당이 빠지면서 그냥 나가는게 아니라 상당량의 수분을 같이 가지고 나갑니다. 그래서 소변을 많이
보게 됩니다. 소변을 많이 보면 몸이 가만히 있습니까? 우리 몸의 70%는 수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인남자로 보자면 약 40 L의 물이 몸속에 있습니다. 하루에 약 2.5L 의 물이 필요한데 당뇨병
환자는 더 많은 수분이 소변으로 나갑니다. 목이 굉장히 많이 마릅니다. 목마름으로 인해 물을
굉장히 많이 마십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물먹는 하마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많이 먹고 많이 마셔도 살이 찌긴 커녕 오히려 살이 빠지고 허벅지가 쪼그라집니다.
이것이 당뇨병입니다(그림2).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왜 그렇게 많이 먹는데도 영양분이 세포로 가지 못할까요? 그것은
인슐린 때문입니다. 인슐린은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열쇠입니다. 우리를 ‘동물’의
범주에 들 수 있도록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골격근은 포도당을 쓰기 위해서는 인슐린이 꼭 필요
합니다. 인슐린이 몸에서 안나오거나(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나오지만 약발이 안 먹히면(제 2형
당뇨병) 근육으로 당이 들어가지 못해 근육이 제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원래대로 라면
식후 혈당의 75%가 근육으로 들어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인슐린의 작동결함으로 그 많은 양의
당이 혈액속으로 반품되니 혈액 입장에서는 포도당 과잉으로 고생합니다. 포도당의 부산물이 혈액
을 따라다니면서 모든 혈관에 상처를 입히는데 오래되면 몸 곳곳의 혈관이 파괴됩니다.
이런 결과를 동맥경화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슐린이 없으면 그 많은 포도당이 혈액에 들어와도 세포가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슐린이 작동을 안하면 한끼 식사 후에 혈당은 무려 800mg/dl ~1000mg/dl까지 올라갑니다.
정상인의 식후 혈당은 너그럽게 잡아도 식후 1시간에 180mg/dl미만, 2시간에 140mg/dl미만이니
인슐린이 얼마나 혈당을 근육에 잘 전달해 주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말하자면 물 속에서
목 마른 물고기와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당뇨병은 역설적이게도 영양실조입니다.
식생활과 생활습관 개선해야
무슨 이유로 잘 나오던 인슐린에 문제가 생길까요? 크게 보아 두가지가 있습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나오는데 췌장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1형
당뇨병이라고 하는데 주로 소아당뇨병에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주사로 공급하지만 최근에는 췌장에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이식하는 수술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인슐린의 약발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인슐린은 어느 정도 나오는데
근육으로 혈당을 집어 넣어 주는 작용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인슐린의 작용에 몸이 저항한다고 해서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말합니다. 인슐린 저항성
초기에는 췌장이 아직 힘이 있기 때문에 인슐린의 약발의 저하를 양으로 극복하려 합니다. 즉 인슐린
을 정상보다 더 많이 분비해서 극복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교정되지 않으면 오래
못 버티어 마침내 근육으로 당을 못 집어넣어 주어 혈당이 올라가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걸리는
대부분의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데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당뇨병은 바로 인슐린 저항성에서 시작되는 제 2형 당뇨병입니다. 제 2형 당뇨병은 전세계
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약 400만정도가 걸려 있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왜 생길까요? 아주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부모로 부터 받은 유전도 있고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영양불균형도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당뇨병이 있을 때, 특히 어머니가 당뇨병
이 있을 때 자식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집안에 비해 많이 높습니다. 또 어머니가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임신 때 영양실조에 걸렸거나 본인이 저체중아로 태어나면 나중에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이 두가지 원인은 이미 흘러간 과거라 원망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것을 본인의 당뇨병을 예방하는 지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여전히 있고 다행히 그 것이 가장 큰 부분입니다. 바로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입
니다.(그림 3) 인슐린 저항성은 나쁜 식생활 습관에 의한 바람직하지 않은 체형 때문에 생기기 때문
입니다. 어떤 체형이 바람직 하지 않은 체형일까요? 몸무게일까요? 다음 회에서는 당뇨병이 생기기
쉬운 체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