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행시방

산다는것은

노량진김삿갓 2019. 1. 31. 09:41

산다는 것은 



가야할 때는 

꽃잎이 지는 

찬란한 설레임으로 

그렇게 가야지. 



잠시 머무를 뿐 

어느 곳인들 

붙박이로 남을 수 있으랴 

부두에 정박한 선박이 

잠시 머무르 듯 



가야할 거면 

하늘하늘 바람결에 

꽃잎 흩날리 듯 

그렇게 가야지. 



산다는 게 어떻든가 

밝은 봄날 햇살이 

새움을 돋게하거든 

그게 기쁨 아니던가. 



뜨거운 여름날 

무성한 소나기라도 내리거든 

세상은 살만한 거지. 



산다는 게 그렇거든 

가을날 익어가는 

붉은 능금알 같은 

넉넉함일 것을 



함박눈 쏟아지는 

동화 속 같은 누리에 

잠시 나를 맡겨두었다가 

그냥 소리없이 사그라지 듯 

그렇게 가면 되지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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