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노래하면
허실을 찢어발기고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며 날아오른 유구함
하늘에 노래하면 후회도 이의 없음
필연, 필연 그렇게 되어야만 할 미래야, 그러므로, 발버둥처라.
신기루, 눈물의 강을 건너간 얼마 간의 세월
안녕히, 가지 않을 수는 없어, 무언가를 잃는다 한들
잊지 못하는 분함도 굴욕도
가슴에 장식하고서
허실을 찢어발기고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며 날아오른 유구함
하늘에 노래하면 후회도 이의 없음
필연, 필연 끊어내 버리기에는 너무나 눈부신 미래를 향해, 발버둥쳐라
남들을 상처입히지 않고서는 숙원은 이루지 못해
잃어도 상관 없다고 여기는 이상을 이정표로 삼아
비웃으려면 비웃어, 조소도
길동무로 삼고서
그 날의 네 목소리, 말하고 싶었던 것, 말하지 못했던 것
하늘에 노래하면 후회를 떨쳐내버려
필연, 필연 내던져 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짊어졌어, 그러므로, 발버둥쳐라
고뇌는 한 줄기의 소나기가 되고 보내줄 것 같냐며 다리에 매달리는 조소의 진흙탕
비구름 속에 유페, 격리당한 하늘, 몸을 포박해오는 암흑으로부터의 도주
손에 쥔 것은 금세 빠져나가 버렸어, 믿었던 것은 어이없이 떠나가 버렸어
그래도, 그것들이 남기고 간, 이 온기만으로도 이 인생은 살아가기에 충분해
실의의 탁류를 빠져나오니 흐린 하늘에서 비쳐드는 한 줄기의 빛
그 때, 이미 비는 그쳐 있었어
허실을 찢어발기고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며 날아오른 유구함
하늘에 노래하면
그 날 무언가를 외쳤던 네 목소리, 말하고 싶었던 것, 말하지 못했던 것
하늘에 노래하면 후회도 함께하니
필연, 필연 끝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어, 그러므로, 발버둥쳐라
유한, 유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미래야, 그러므로, 발버둥쳐라
*** 달빛, 거리를 태우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 그것에 의지해 쓰는 편지
이번 생이여 안녕히, 라고 끝맺는다면 이별의 편지가 될 터였습니다
이런저런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미련 삼듯 낱낱히 써내리니
나의 역사를 알아가는 여행길, 펜을 총기 삼아 떠나보면
난사하는 공상은 실감을 스쳐가고 혹은 누군가에게 명중해
도시에서는 하늘이 불타오르고 냉소 어린 거리에는 높은 웃음소리
도망의 나날이 시작되고 결국에는 내몰려 버린 벽지에서
자유를 휘두르던 나는 발포된 자유에 죽임을 당해
감은 눈, 차가운 눈, 닿은 손, 단지 그것 뿐
이 여정은, 언제까지? 이 꿈은, 한 때일 뿐
세계를 불태우고 불태우고 불태우고
단조롭게 도망쳐라 도망쳐라 도망쳐라
*** 그랬다면
만약 내가 천제였다면 딱 하나 뿐인 명작을 만들 거야
죽을 때까지 놀 수 있는 돈을 손에 넣어,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놀면서 살 거야
만약 내가 임금님이었다면 싫은 녀석들은 전부 없애버릴 거야
나 외에, 모두가 없어질 지도 모르겠네 그럼 내가 사라지는 편이 더 빠르려나
당신의 잠자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이런 나라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
괜찬 고집만 부리는 끝 없는 헛소리
만약 내 머리가 좋았다면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할 거야
훌륭한 직장을 얻어 효도해서 부모님이 기뻐하는 얼굴을 보고 싶었어
만약 내가 상냥한 사람이었다면 곤란한 사람은 모두 도와줄 거야
보고도 못 본 척하며 지나쳐 버리고서 비참한 기분이 되는 것은, 이제 싫어
만약 내가 말을 잘 했다면 심야 라디오의 DJ가 될 거야
어딘가의 누군가의 괴로운 하루를 미소로 끝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야
당신의 잠자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이런 나라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
괜찬 고집만 부리는 끝 없는 헛소리
만약 내가 뮤지션이었다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말을 자아낼 거야
아무도 들은 적 없는 선율로, 그런 것을 생각했었지
만약 내가 명의였다면 아버지의 병을 내가 고쳐드렸을 거야
쑥스러우니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만이 닮았다지
당신의 잠자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이런 나라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
괜찬 고집만 부리는 끝 없는 헛소리
만약 내가 신님이었다면 희노애락의 노의 애를 없앨 거야
희와 락만으로 웃으며 살아가는, 그건 분명 사치스러운 일이 아닐 거야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나를 살아볼 거야
실패도 후회도 하지 않도록, 하지만 그건 과연 나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