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적게 쓰면서도 효율을 높이며 누구라도 몸에 익혀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전남 곡성의 재주 많은 농부 이재관씨(겸면 괴정2리 이장·사진)는 적정기술을 이렇게 설명한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적정기술을 교육·보급하는 마을기업 ‘항꾸네협동조합’을 꾸려가고 있는 그가 적정기술 난방기 만드는 법과 기존 난방기 효율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그림으로 보는 화덕과 난로 이야기>(가제)라는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은 12~14일 전북 완주군 로컬에너지센터에서 열리는 고효율 화목난로 공모전 ‘나는 난로다’에서 선보인다. 문의 항꾸네협동조합(이재관 이사장 010-9231-7668, 문영규 상임이사 010-3344-7854), ‘나는 난로다’ 추진위원회(063-242-9749, 9759).
손수정 기자 sio2son@nongmin.com
◆포켓난로
시골 장터나 공사장에서 쓰는 드럼통 난로를 보면 위쪽 뚜껑을 따고 통 옆면에 구멍 몇개 뚫어놓고 불을 피운다. 불티가 날려 옷에 구멍이 나기 십상이고 연기도 많이 난다. 불의 원리를 이용하면 이런 불편 없는 난로를 만들 수 있다. 드럼통 위쪽에 땔감을 투입하는 구멍과 연기가 빠지는 구멍을 뚫되, 연기구멍이 땔감투입구보다 작으면 된다. 그런 다음 연통관으로 만든 장작 주머니(포켓)를 위에서 끼운다.
불을 붙일 때는 먼저 휴지나 불쏘시개에 불을 붙여 넣은 뒤 잔가지를 꽂고, 이 잔가지가 잘 타면 이때부터 적당한 굵기의 땔감을 통째로 세워두면 된다. 이렇게 하면 드럼통 안의 팽창된 공기가 상승기류를 타고 땔감투입구보다 더 높은 연통 쪽으로 이동한다.
◆L자형 화덕
기존의 화덕의 단점을 개선하고자 철물로 L자형 부품을 만들어 화덕 안에 장착했다. 이 부품에는 장작받침과 재서랍, 2차연소를 위한 공기주입관이 설치돼 있다. L자형 화덕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작업이 필요하다. 둥근 열기고리 위에 솥을 얹어놓고 솥바닥부터 솥치마까지의 높이를 잰 다음 이 수치보다 5~10㎜ 길게 드럼통을 자른다. 그런 다음 드럼통에 네모 구멍을 뚫고 화덕 부품을 안에서 집어넣는다.
드럼통 안에 단열재를 채우고 열기고리 아래까지 흙미장을 해준다. 땔감투입구 반대쪽에는 연통 꽂을 구멍을 뚫는다. 솥을 얹었을 때 바닥 곡면이 열기고리에 밀착되게 해야 열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J자형 화덕
L자형 화덕에서 구부려 앉아 땔감을 넣는 불편을 개선한 것이 J자형 화덕이다.
부품 설치 방법은 L자형 화덕과 비슷하다. 단 경사진 땔감투입구가 하나 늘어 재청소구가 따로 설치돼 있다. 또 땔감투입구가 더 높아 공기가 역류하기도 하므로 1차공기 주입구를 따로 설치하고 땔감투입구와 재청소구는 막아준다.
>> 장작에 불붙이기, 이렇게…
땔감 모아주고 밑에 굵은장작…열효율 70% ↑
일반적인 화목난로나 아궁이의 연소효율은 30%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불을 제대로 알고 잘 붙이는 방법만 알아도 이를 70~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불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땔감을 한데 모아줘야 불이 높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타오른다는 뜻이다. 땔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불이 제대로 붙지 않고 연기만 나며 연소효율이 낮아진다.
땔감을 모을 때도 규칙이 있다. 반드시 잘 말린 땔감을 쓰되, 굵은 장작을 아래에 두고 그 위에 좀 더 작은 장작, 그 위에 마른 가지와 불쏘시개를 놓은 뒤 맨 위에 불을 붙이는 것. 불을 붙이려고 종이를 태우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는 재가 많이 생겨 연소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보다 마른 솔잎이나 솔방울이 정유성분이 있어 훌륭한 불쏘시개가 된다.
대나무 말린 것을 가늘게 쪼개서 쓰면 더 쉽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