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행시방

인생의 석양

노량진김삿갓 2019. 9. 28. 19:48

인생의 석양 



인내는 고통을 주는 시간

생의길은 희노애락의 연단  

의연함과 조급했던 지난날

석양 노을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양날의 칼처럼 숨죽여 살아온 날들



 

내가 살던 고향은



봄이면, 

노란 개나리가 지천으로 울타리를 만들고

매화가 뽀얀 살결을 드러내 유혹하고

뾰족이 내미는 손길마다

따스한 햇살이 인사를 건네는

아지랑이처럼 행복이 피어오르는 곳



여름이면, 

사방을 둘러싼 초록의 숲이 이어지고

과수원에는 새파란 열매들이 주렁주렁

수박, 참외, 오이, 가지, 고추가 한 밭을 만들고

두레박 우물을 퍼 올려 등목을 하는

살가움이 사무치게 정이 넘치는 곳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 속에 숨어 살고

누릇한 벼이삭들을 어루만지는 손길도 분주히

빨간 고추를 마당 가득 널어놓고

무, 고구마도 땅 속 깊이 잠을 재우는

여유로움이 가슴 가득 풍요로운 곳



겨울이면, 

세상이 모두 하얗게 덮인 속 풍경 소리처럼

두메산골의 겨울은 깊어만 가고

화로에 불을 담아 인두질과 꿈을 되새기던

꿈 속 같은 내가 살던 고향이 그리워지는

지금은 모두가 변해 버린 모습들의 안타까움이 된다


한폭의 진경산수화처럼 그려지는 마음에 고향

사계속에 또 다른 모습으로 피어나는 고향 

언제나 내마음속에서 꺼내볼수 있는 아름다운

결코 퇴색하거나 잃어버리지 않는 그런 영혼



황량하고 적막한 고향이 되고 그래도 그리운

잊고 살았던 물안개처럼 새록이 피어 오른다 




'자유·행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장없이 가는 세월  (0) 2019.12.14
난 널~  (0) 2019.09.14
너무 그리워 질때  (0) 2019.03.04
삼행시방  (0) 2019.02.28
봄이오는 길목/자유  (0) 2019.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