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물의 고장’인 동시에 용문산과 유명산을 품고 있는 양평에서 멋진 휴일을 보내고 왔습니다.장마가 끝나고 제대로 폭염이 찾아왔나 봅니다.
애들까지 방학한 터에 저 역시 물을 찾지 않을 수 없었죠.
한 지인이 양평을 소개하기에 ‘서울에서 가까운 것 빼곤 뭐 좋은 게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일단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찾아가 용문산 자락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하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뒤로는 용문산의 정기가 흐르고 앞으로는 투명한 개울이 흘러 1시간 30분 만에 차에서 내린 일행들의 입에선 환호성이 튀어나왔죠.
간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형제가족들과 함께 한 여행이었는데
짐을 풀자마자 애들은 ‘천연풀장’ 속으로 풍덩, 어른들은 숯불을 피우고 식사준비에 갑자기 바빠지며 벌써부터 시간 관리에 들어갑니다.
수박도 시린 개울물에 멱 감으며 미소를 지었죠.
둔필승총은 인접한 용문산을 잠깐 트래킹하고 왔습니다.
아쉬운 건 ‘쉴 땐 카메라를 안 잡는다’는 원칙을 바보같이 지키는 바람에 비경을 하나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돌아와서야 아들 녀석 디카로 주변 풍경을 담았는데 그래도 시원하죠?
풍부한 산소 농도와 주변 자연이 뿜어내는 피톤치드(pytoncide)덕에 알콜도 ‘술술’ 들어가더군요.
예전에 소개했듯 때 묻지 않은 자연에선 숙취 걱정도 덜 하게 됩니다.
2% 높은 산소밀도 때문이죠.
요 2% 산소농도와 피톤치드가 상당히 중요하고 고마운 요소입니다.
식물이 자기방어를 위해 방출하는 물질인 피톤치드는 삼림욕의 원천이죠.
아토피는 피톤치드만 만나면 절로 고개를 숙입니다.
밀폐된 공간이나 도시에 비해 밀도 높은 산소(21%)는 뇌에도 풍부하게 공급돼 두뇌 발달에 좋고 숙취도 해소하고 여러모로 좋습니다.
한민족의 우수성, 거 괜한 거 아닙니다.
뚜렷한 4계절에 산악으로 둘러싸인 국토가 기본 옵션을 보장한 셈이죠.
숙소를 소개해야죠.
하룻밤 묶었던 버드힐 팬션은 이미 명성이 알려져 많은 블로거들께서 포스팅을 했더군요.
일단 주인 분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만재 씨 부부입니다.
노후 생활 겸 2년 전부터 펜션을 운영했다고 하는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출신이서인지 첫인상에 학자의 고고함이 풍겼습니다.
범접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웬걸요.
가족처럼 반기는 푸근한 인심에 깜짝 놀랐습니다.
해박한 지식으로 애들에게 자연을 설명해주는 건 물론 주변 텃밭에서 자라는 무공해 야채도 나누어 주시더니 집에서 드시는 반찬까지 권하며 마치 외갓집 찾은 듯한 느낌을 들게 했습니다,
저희도 감사의 뜻으로 멱 감고 있던 수박 반을 잘라 건넸죠.
펜션 내부도 깔끔하더군요.
대가족이 갈 경우 1층을 통째로 쓰면 되고 젊은 층이나 단출한 네 가족일 땐 2층에 마련된 이국풍의 청실, 홍실, 황실 중 하나를 이용하면 됩니다.
옥에 티랄까요.
방이 네 개밖에 없어 성수기 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계절 모두 각각 특색이 있어 여름휴가 때가 아니더라도 심신을 추스르기엔 딱인 장소죠.
가격이나 기타 문의사항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어쨌든 간만에 일에서 벗어나 애들과 함께 물속에도 빠지고 깔깔대다보니
‘그래, 이게 사람 사는 참 모습이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이 문젠데 원시림에 묻힌 개울에 발을 담가서야 세속이 잊어지네요.
두 명의 시커먼스가 제 아들들입니다. 요즘 점점 말을 안 들어요.
펜션이 있는 덕촌리는
조선 중기 조광조의 수제자였던 용문선생 조욱이 기묘사화를 피해 칩거하며 후진양성을 위해 세웠던 세심정이 있고
10분 정도 용문산 쪽으로 올라가면 천년고찰 용문사가 있습니다.
또한 둔필승총이 존경하는 대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두물머리(양수리)에 있어 청소년 교육에도 좋은 곳입니다.
본격적인 피서 시즌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했으니 충분조건 대충 갖춘 분들은 채비하시고 멋진 휴가 즐기세요.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덕촌 2리 313 버드힐 펜션 (031-774-5766, 010-3959-0245)
홈페이지: www.birdhillps.co.kr
출처: http://dunpil.tistory.com/187 [둔필승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