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다. 그런데 허벅지를 보면 오히려 허벅지는 굵지 않습니다. 이렇게 배는 나와 있고 허벅지는 가는
사람들이 당뇨병에 잘 걸립니다. 실제로 주변의 당뇨병 환자를 보면 거의 대부분 이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뇨병에 걸린 분이나 당뇨병이 될 위험이 높은 분들에게 당뇨병은 허벅지와 뱃살의
싸움이다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뱃살이 많을 수록, 허벅지가 가늘수록 당뇨병에 쉽게 걸립니다.
그건 뱃살과 허벅지의 기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Bad guy – 내장지방
뱃살이 많으면 건강에 해로운데 특히 배꼽 위의 윗배살이 많으면 위험합니다. 위뱃살이 많을 수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의 위험이 높습니다. 반대로 배꼽 아래의 뱃살은 바지 입는데
불편하기는 하지만 당뇨병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윗뱃살은 주로 내장지방이고
아랫뱃살은 주로 피하지방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번 배를 꼬집어 보세요. 배를 꼬집어 보시면 손가락에 잡히는 지방이 있는데 이 부분을 피부
밑의 지방이라고 해서 피하지방이라고 부릅니다. 피하지방은 추위를 막거나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지방층으로 여기에 저장된 지방은 웬만하면 혈액내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질병과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피하지방이 많아도 미용에 문제가 될지언정 건강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반대로 소장과 위장의 주변에 끼어있는 지방을 내장에 끼어 있다고 해서 내장지방이라고 하는데
많을수록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내장지방은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하고 간과 아주 가깝게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내장지방 내의 지방이 피를 통해 간으로 흘러 들어가 지방간을 유발하고 차례로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일으킵니다. 같은 허리둘레라고 해도 남자는 내장지방이 많고 여자는 피하
지방이 많습니다.
그러나 폐경기가 지나면 여자도 내장지방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폐경기 전에는 남자가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등이 많지만 폐경기 후에는 여자가 앞지르기 시작합니다.
내장지방은 지방의 덩어리입니다. 지방은 당과 더불어 우리 몸을 먹여살리는 에너지입니다. 우리
몸은 당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데 동시에 쓰지 않고 각각 교대로 이용합니다. 밥을 먹어 당이
핏속에 풍부할 때는 당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지방은 내장지방에 얌전히 갇혀 있습니다.
밥먹은 지 두어 시간 지나서 당이 떨어지면 이 때 부터 지방이 피속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쓰입
니다. 건강한 사람은 이런 교대작용이 아주 부드럽게 잘 됩니다.
그런데 뱃살이 너무 많은 사람은 음식이 몸에 들어가 혈당이 높아져도 내장지방에 있는 지방이 계속
피속으로 스며 나옵니다. 핏속에 지방과 당이 동시에 존재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방과 당이 동시에 존재하면 몸은 지방만 쓰고 싶어합니다. 비유하자면 지방은
디젤유이고 당은 LPG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가격이 같으면 당연히 힘좋고 연비좋은 디젤을
쓰는 것 처럼, 몸도 이럴 때는 대단히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지방이 당 대신에 세포로 들어가고 들어가야할 당은 쓰이지 못하므로 점점 핏속에 쌓이게 됩니다.
핏속에 당, 즉 혈당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남는 당은 소변으로 나오게 되고 이것을 요당이라고 하고
소변이 달콤한 병, 당뇨병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결국 밥 먹은 후의 혈당이
올라가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뇨병이 됩니다. 과도한 내장지방은 식후혈당을 올립니다.
뱃살이 해로운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핏속에 철철 넘치는 지방은 받아줄 곳을 찾다가 간을
만나게 됩니다. 지방은 간에 가서 쌓이게 되는데 이 것을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간은 이 지방을
연료로 당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밥을 먹지 않는 야간에 일어나는데 결과적으로 아침
혈당이 높아집니다. 즉 공복혈당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배가 많이 나온 사람은 저녁을 많이 먹지 않아도 아침에 공복혈당이 높습니다.
요약하면, 뱃살이 많으면 식전과 식후의 혈당이 높아지고 결국 우리 몸을 당뇨병으로 몰고 가게
됩니다.
Good guy –허벅지 근육
그럼 허벅지는 무슨 일을 할까요?
허벅지는 뱃살과 반대 작용을 합니다. 허벅지는 근육입니다. 근육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기관이고
따라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전체 몸무게 중 반 이상이 근육의 무게이고, 근육 무게 중의
2/3가 두 허벅지의 무게입니다. 그만큼 허벅지의 위상이 대단합니다. 허벅지는 따라서 많은 에너지
를 소모하는데 핏속의 지방과 당을 다 태워 동력으로 전환시킵니다.
식사를 하면 들어온 당의 75%가 두 허벅지에 흡수됩니다. 지방도 많이 흡수합니다. 만약 허벅지가
가늘면, 마치 용량이 적은 저수지에 폭우가 내릴 때 처럼 식사로 들어온 당과 지방이 금새 차올라
피로 철철 넘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식후에 혈당과 중성지방이 많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유발합니다.반대로 허벅지가 굵으면 웬만큼 식사를 많이 해도 당과 지방을 다 흡수해
주므로 혈당은 무사한 것입니다.
나이가 들게 되면 남자, 여자 모두 다 근육이 주는데 특히 허벅지가 줄게 됩니다. 여자는 폐경기
이후에 여성홀몬이 없어지면서 다리 근육이 급격히 줄게 되는데 이 시기에 당뇨병이 잘 생기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됩니다.
The bad, the good, the ugly – 뱃살, 허벅지, 당뇨병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하면 쉽습니다. 뱃살은 당과 지방을 피로 내놓는 기관이고 허벅지는 당과
지방을 부지런히 받아들여 연소시켜 움직임으로 바꾸어 놓는 기관입니다. 만약 뱃살이 너무 많으면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이 되고 뱃살이 많다 하더라도 허벅지가 두꺼우면 어느 정도까지는 용서가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진실인데 뱃살이 많지 않더라도 허벅지가 너무 가늘면 약간의 과식에도 당이
올라갑니다.
가족의 대다수가 당뇨병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가족들은 뱃살이 많이 나왔다기 보다는 허벅지가
젖가락 처럼 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허벅지 둘레는 아마 나이와 유전적인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요약하면,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뱃살은 적을 수록 좋고 허벅지는 굵을 수록
좋습니다.
허벅지 둘레와 배둘레를 챙겨야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가 좋을까요? 뱃살의 경우, 배꼽 부분에서 쟀을 때, 남자는 90CM이하, 여자는
85 CM이하가 좋습니다. 허벅지는 사타구니에 가장 가까히 쟀을 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55 CM를
넘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뱃살을 줄이고 허벅지를 늘릴 수 있을까요?
식사와 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