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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노량진김삿갓 2015. 8. 3. 12:47

술자리 후 저혈당 쇼크에 빠질라

  • 조홍근페이스북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E-mail : lipidcho@naver.com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연세대학교에서 석사,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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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12.06 04:45

     

    김대리 연말 회식 살아남기 프로젝트

     
     

     

    당뇨병이 약간 있는 김대리는 연말이 겁이 납니다. 연말에는 부서 회식과 거래처 회식과 개인적인

    송년회가 겹쳐 거의 하루 걸러 술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10개월간 잘 유지해온 혈당이

    꼭 이 맘 때가 되면 출렁이므로 항상 걱정입니다. 김 대리는 그래서 이번 연말은 어떻게든 혈당을

    올리지 않으면서 회식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어차피 술은 칼로리이므로 술을 마신 만큼 되도록 다른 음식을 줄이기로 작정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 되도록 밥과 안주를 먹지 않고, 술이 빨리 흡수되지 말라고 물도 마시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부으므로 아침 출근 때 헬스클럽에 들려 뜀뛰기를 하고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많이

    흘립니다. 어제 마신 술의 칼로리를 상쇄하기 위해 아침도 건너 뜁니다. 아참…오늘이 마침 당뇨병

    클리닉을 가는 날이므로 당뇨약도 어제 저녁까지 잘 먹습니다.

    그리고 김대리는 응급실에 실려 왔습니다. 헬스 클럽에서 나온 후 얼마 있다 갑자기 가슴이 덜덜

    떨리고 식은 땀이 주욱 나고 땅이 두 다리를 쏘옥 잡아 당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배는 고파 죽겠

    는데 힘이 없어 숟가락 들 힘은 커녕 서있지도 못해 쓰러졌는데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하고 응급실에

    데리고 왔습니다. 응급실에 왔을 때 김대리의 혈당은 50mg/dl 였습니다.

    이 사례는 가상의 일이지만 얼마든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김대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마의 술 삼각편대 : 저혈당·탈수·저체온

    술은 열량입니다. 술은 탄수화물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어 나온 산물로 에탄올이라고 합니다.

    술도 음식이라 열량이 있는데 1gram당 7 칼로리로 탄수화물과 단백질보다는 높고 1gram당 9 칼

    로리인 지방보다는 낮습니다.

    어떤 사람은 술이 empty calorie(빈 칼로리)라고 하니까 술의 열량은 다른 영양소와 달리 살로

    바뀌지 않는다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이 것은 어디까지나 오해이고 ‘빈 칼로리’의 원래 의미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하나도 없는 단지 열량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그냥 칼로리

    액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시면 칼로리가 몸 안에 쌓이므로 살이

    찌고 지방간이 되고 고지혈증이 생깁니다. 급기야는 당뇨병도 생길 수가 있습니다.

    이건 술을 만성적으로 마실 때에 장시간에 걸쳐 생기는 합병증입니다. 그러나 술의 해악은 술을

    마시면서부터 발생합니다. 이런 급성 반응이 건강에 더 좋지 않은데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가 있습니다.


     

     
     

     

    술과 저혈당


    술을 마시면 혈당이 떨어집니다. 술은 탄수화물보다 더 칼로리가 높은데 술을 마시면 혈당이

     

    떨어진다고 하니 믿지 못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확실히 술은 일시적으로 혈당을 낮춥니다.

    두 가지의 기전이 있습니다.

    1) 술이 몸에 들어가면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모든 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호도가 다르게

    작용합니다. 췌장에는 두가지 조직이 있는데, 하나는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인슐린과 같이 당대사와 관계된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분입니다. 술을 마시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조직으로 피를 더 보내주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시킵니다. 인슐린이 많이 나오면 당연히 혈당이

    떨어집니다. 그 결과 술 먹는 중간에 배가 고프게 됩니다(술이 위장을 빨리 비우게 해서도 배가

    고픕니다). 그래서 뭔가를 더 먹게 됩니다. 이 때는 그래도 의식이 있으니 뭔가를 더 먹음으로써

    저혈당을 극복합니다. 그러나 정말 문제는 잠자는 도중에 생깁니다.

    2) 우리가 잠자는 사이에도 뇌는 활동하고 몸은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당 말고도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밤사이에는 뱃살의 지방이 혈액으로 나와 에너지를 공급해

    줍니다. 문제는 뇌입니다. 뇌는 지방을 에너지로 쓰지 못하고 당만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혈액내의

    당으로는 뇌가 단지 2시간 30분 정도만 버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다가 2시간 30분 마다 일어

    나서 밥을 먹을 수는 없습니다. 잠자는 동안 당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축전지같은 장치가 필요

    한데 그게 바로 간입니다. 밤에는 간에서 당을 새로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밤내 무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간에서 당을 만드는 작용이 차단됩니다. 그러니 술을 많이 마시면

    밤내 당이 낮아져 있어 악몽에 시달리고 잠도 깊이 못자고 아침에 머리가 아프고 피곤하게 됩니다.

    즉 저혈당 증세가 오는 겁니다. 정상인도 술을 많이 마시면 아침에 저혈당 증세에 시달립니다.

    3)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을 극복하는 능력이 정상인에 비해 부족합니다. 게다가 당뇨약 까지 복용

    하고 있으면 술이 그 당뇨약의 효과를 극대화 시킵니다. 그래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혈당은 더 떨어

    지고 회복되지 못합니다.

    술과 탈수

    술도 물로 되어 있는데 술을 마신다고 어떻게 탈수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실감이 가지 않을 수도 있습

    니다. 이해는 안가도 실제로 술을 마시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목이 타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

    는 게 탈수 증상입니다. 술은 이뇨제입니다. 술을 마시면 소변이 잘 나옵니다. 신장에 돌이 있는 분

    들은 의사의 권고에 따라 맥주를 많이 마셔본 적도 있을 겁니다. 맥주를 많이 마셔 소변이 많이

    나오면 그 덕에 작은 돌이 몸 밖으로 나오기를 바라는 겁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갑니다. 술은 우리 몸에서 분해될 때 가수분해가 됩니다. 즉 물을 필요로 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마실 수록 우리 몸의 물은 더 고갈됩니다.

    술과 저체온증

    유럽의 어느 산악 지방에서는 눈속에서 등산객이 조난당하면 구조견을 먼저 보내 찾게 하는데 그

    개의 목거리에 자그마한 철제 술통을 달아 준다고 합니다. 등산객은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일단

    술을 한잔 마셔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 일화가 사실이라면 아마 그 등산객은 당장은

    좋겠지만 만약 후발 구조대가 늦게 온다면 본격적인 저체온증으로 위험해질 것 입니다.

    술은 체온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술은 피부로 가는 혈관을 확장시켜 피부를 따뜻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

    지는 느낌이 들고 얼굴도 벌겋게 달아 오릅니다. 그러나 그 결과, 몸의 열이 밖으로 발산되므로

    실제로 생존에 중요한 몸의 중심온도(core temperature)는 약 2도 가량 떨어집니다. 술을 마시다

    보면 몸이 갑자기 추워지는 느낌을 아실 겁니다. 그래서 술 마시고 덥다고 이불을 제대로 안덮고

    자면 오히려 감기가 걸리고 몸을 버리게 됩니다.


     

     
     

     

     

    김대리로 부터 얻은 교훈


    김대리는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막고 몸이 붓는 걸 피하기 위해
    밥과 안주를 먹지 않았고
    다음날 운동을 해서 그나마 있는 당을 떨어 뜨렸고
    아침밥을 건너 뛰어서 당을 공급해 주지 않았으며
    설상가상으로 술과 함께 당뇨약을 복용했습니다.
    물도 마시지 않았으며
    오히려 운동과 사우나로 그나마 있는 몸의 물을 소모했습니다.
    그 결과 김대리는 극심한 저혈당, 탈수로 하마터면 위험한 지경에 빠질 뻔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당뇨병 환자 김대리를 연말 회식 전투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의 선언과 주변의 배려입니다. 건강에도 좋지 않은 술을 그렇게 권할 이유는 없습니다.

    김대리는 본인이 술을 마시면 안되는 당뇨병 환자임을 선언하고 주변 사람들은 남의 건강에 해로운

    술을 권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어차피 술을 마셔야 한다면 아무리 주의해서 마셔도 며칠간 혈당은 올라갑니다. 도수에 관계없이

    대체로 술 한잔은(소주 한잔, 위스키 한잔, 와인 한잔, 맥주 한잔) 80~120칼로리입니다. 3잔이면

    밥 한공기이고 6잔이면 한끼 식사 끝입니다. 술을 마시면 어차피 당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가급적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깡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제일 위험합니다. 어차피 마실 술이라면 술

    마시기 전에 밥과 야채를 먼저 먹고 술을 마실 때는 되도록 천천히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화장실을 자주 가도 좋으니 술의 양 보다 더 많이 물을 마셔야 합니다. 술을 마시면서 간간히

    단백질과 야채 안주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날, 혈당 걱정으로 아침을 굶으면 안됩니다. 밤내 힘든 간을 쉬게 해주고 가사 상태에 있는 뇌를

    깨워주어야 하므로 탄수화물(밥)을 먹어야 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장이 부어 기름기가 흡수가

    안되므로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 물로 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해장국입니다.

    웬만하면 드셔야 합니다.

    술마시고 몸이 게운하지 않다고 싸우나나 운동으로 땀을 빼면 안됩니다. 온탕에 잠시 들어가는 것

    으로 만족하십시요. 부어도 좋으니 물을 더 많이 드세요. 역설적으로 부종은 물을 더 많이 마시면

    오히려 해소됩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혈당은 좀 오르고 몸무게는 늘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혈당이라는 최악 보다는

    조금 더 나은 차악의 선택입니다.

    뱃살과 허벅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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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의 이유가 뭐든 간에, 당뇨병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몸무게와는 상관없이 배가 많이 나와 있습

    니다. 그런데 허벅지를 보면 오히려 허벅지는 굵지 않습니다. 이렇게 배는 나와 있고 허벅지는 가는

    사람들이 당뇨병에 잘 걸립니다. 실제로 주변의 당뇨병 환자를 보면 거의 대부분 이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뇨병에 걸린 분이나 당뇨병이 될 위험이 높은 분들에게 당뇨병은 허벅지와 뱃살의

    싸움이다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뱃살이 많을 수록, 허벅지가 가늘수록 당뇨병에 쉽게 걸립니다.

    그건 뱃살과 허벅지의 기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Bad guy – 내장지방

    뱃살이 많으면 건강에 해로운데 특히 배꼽 위의 윗배살이 많으면 위험합니다. 위뱃살이 많을 수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의 위험이 높습니다. 반대로 배꼽 아래의 뱃살은 바지 입는데

    불편하기는 하지만 당뇨병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윗뱃살은 주로 내장지방이고

    아랫뱃살은 주로 피하지방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번 배를 꼬집어 보세요. 배를 꼬집어 보시면 손가락에 잡히는 지방이 있는데 이 부분을 피부

    밑의 지방이라고 해서 피하지방이라고 부릅니다. 피하지방은 추위를 막거나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지방층으로 여기에 저장된 지방은 웬만하면 혈액내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질병과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피하지방이 많아도 미용에 문제가 될지언정 건강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반대로 소장과 위장의 주변에 끼어있는 지방을 내장에 끼어 있다고 해서 내장지방이라고 하는데

    많을수록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내장지방은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하고 간과 아주 가깝게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내장지방 내의 지방이 피를 통해 간으로 흘러 들어가 지방간을 유발하고 차례로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일으킵니다. 같은 허리둘레라고 해도 남자는 내장지방이 많고 여자는 피하

    지방이 많습니다.


     

    뱃살과 허벅지의 전쟁

     

    그러나 폐경기가 지나면 여자도 내장지방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폐경기 전에는 남자가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등이 많지만 폐경기 후에는 여자가 앞지르기 시작합니다.

    내장지방은 지방의 덩어리입니다. 지방은 당과 더불어 우리 몸을 먹여살리는 에너지입니다. 우리

    몸은 당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데 동시에 쓰지 않고 각각 교대로 이용합니다. 밥을 먹어 당이

    핏속에 풍부할 때는 당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지방은 내장지방에 얌전히 갇혀 있습니다.

    밥먹은 지 두어 시간 지나서 당이 떨어지면 이 때 부터 지방이 피속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쓰입

    니다. 건강한 사람은 이런 교대작용이 아주 부드럽게 잘 됩니다.


     

    뱃살과 허벅지의 전쟁

     

    그런데 뱃살이 너무 많은 사람은 음식이 몸에 들어가 혈당이 높아져도 내장지방에 있는 지방이 계속

    피속으로 스며 나옵니다. 핏속에 지방과 당이 동시에 존재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방과 당이 동시에 존재하면 몸은 지방만 쓰고 싶어합니다. 비유하자면 지방은

    디젤유이고 당은 LPG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가격이 같으면 당연히 힘좋고 연비좋은 디젤을

    쓰는 것 처럼, 몸도 이럴 때는 대단히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지방이 당 대신에 세포로 들어가고 들어가야할 당은 쓰이지 못하므로 점점 핏속에 쌓이게 됩니다.

    핏속에 당, 즉 혈당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남는 당은 소변으로 나오게 되고 이것을 요당이라고 하고

    소변이 달콤한 병, 당뇨병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결국 밥 먹은 후의 혈당이

    올라가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뇨병이 됩니다. 과도한 내장지방은 식후혈당을 올립니다.


     

    뱃살과 허벅지의 전쟁

     

    뱃살이 해로운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핏속에 철철 넘치는 지방은 받아줄 곳을 찾다가 간을

    만나게 됩니다. 지방은 간에 가서 쌓이게 되는데 이 것을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간은 이 지방을

    연료로 당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밥을 먹지 않는 야간에 일어나는데 결과적으로 아침

    혈당이 높아집니다. 즉 공복혈당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뱃살과 허벅지의 전쟁

     

    그래서 배가 많이 나온 사람은 저녁을 많이 먹지 않아도 아침에 공복혈당이 높습니다.

    요약하면, 뱃살이 많으면 식전과 식후의 혈당이 높아지고 결국 우리 몸을 당뇨병으로 몰고 가게

    됩니다.

    Good guy –허벅지 근육

    그럼 허벅지는 무슨 일을 할까요?

    허벅지는 뱃살과 반대 작용을 합니다. 허벅지는 근육입니다. 근육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기관이고

    따라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전체 몸무게 중 반 이상이 근육의 무게이고, 근육 무게 중의

    2/3가 두 허벅지의 무게입니다. 그만큼 허벅지의 위상이 대단합니다. 허벅지는 따라서 많은 에너지

    를 소모하는데 핏속의 지방과 당을 다 태워 동력으로 전환시킵니다.

    식사를 하면 들어온 당의 75%가 두 허벅지에 흡수됩니다. 지방도 많이 흡수합니다. 만약 허벅지가

    가늘면, 마치 용량이 적은 저수지에 폭우가 내릴 때 처럼 식사로 들어온 당과 지방이 금새 차올라

    피로 철철 넘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식후에 혈당과 중성지방이 많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유발합니다.반대로 허벅지가 굵으면 웬만큼 식사를 많이 해도 당과 지방을 다 흡수해

    주므로 혈당은 무사한 것입니다.

    나이가 들게 되면 남자, 여자 모두 다 근육이 주는데 특히 허벅지가 줄게 됩니다. 여자는 폐경기

    이후에 여성홀몬이 없어지면서 다리 근육이 급격히 줄게 되는데 이 시기에 당뇨병이 잘 생기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됩니다.

    The bad, the good, the ugly – 뱃살, 허벅지, 당뇨병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하면 쉽습니다. 뱃살은 당과 지방을 피로 내놓는 기관이고 허벅지는 당과

    지방을 부지런히 받아들여 연소시켜 움직임으로 바꾸어 놓는 기관입니다. 만약 뱃살이 너무 많으면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이 되고 뱃살이 많다 하더라도 허벅지가 두꺼우면 어느 정도까지는 용서가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진실인데 뱃살이 많지 않더라도 허벅지가 너무 가늘면 약간의 과식에도 당이

    올라갑니다.


     

    뱃살과 허벅지의 전쟁


     

    가족의 대다수가 당뇨병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가족들은 뱃살이 많이 나왔다기 보다는 허벅지가

    젖가락 처럼 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허벅지 둘레는 아마 나이와 유전적인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요약하면,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뱃살은 적을 수록 좋고 허벅지는 굵을 수록

    좋습니다.

    허벅지 둘레와 배둘레를 챙겨야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가 좋을까요? 뱃살의 경우, 배꼽 부분에서 쟀을 때, 남자는 90CM이하, 여자는

    85 CM이하가 좋습니다. 허벅지는 사타구니에 가장 가까히 쟀을 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55 CM를

     

    넘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뱃살을 줄이고 허벅지를 늘릴 수 있을까요?

    식사와 운동입니다

    당뇨병은 영양실조다

     

    인슐린 부족으로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
    한국 성인중 400만명 걸려, 식습관 개선해야

    당뇨병은 이름 그대로 소변이 달콤한 병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Diabetes Mellitus라고 쓰는데

    Diabetes는 소변이라는 뜻이고 Mellitus는 달다라는 뜻입니다. 아주 옛날 옛날에 어떤 환자가 있었

    는데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파서 계속 먹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은 계속 빠져 말라가고 소변은

    많이 봐서 늘 목이 말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환자가 소변을 보면 소변 주위로 개미떼가 몰려

    왔는데 호기심 많은 의사가 왜 그럴까 하고 소변을 맡아보고 맛보았더니 소변이 달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병을 소변이 단 병이라고 해서 당뇨병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환자는 많이 먹고(다식),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 많이 보고(다뇨) 그리고 결국 체중이 줄어

    병세가 나빠지거나 사망하곤 했습니다. 현대에 와서 밝혀진 것 처럼 당뇨병은 혈액의 당(혈당)

    수치가 정상 보다 높아지는 병이고 그 결과 남아도는 당이 소변을 통해 나와 소변이 달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당이 혈액에 넘치는 병입니다.

    많이 먹어도 인슐린 부족으로 세포에서 에너지로 활용이 안돼

    당뇨병은 단순하게 말하면 많이 먹지만 먹은 만큼 쓰지 못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영양과잉에 의한 병입니다. 그런데 좀 엉뚱하게도 당뇨병은 몸의 입장에서 보면

    영양실조입니다. 좀 이상합니다. 영양과잉에 의한 병이 어떻게 영양실조일까요? 일반적으로, 음식이

    모자라 아예 몸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1차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누구나 다 음식을 섭취할 수 있고 오히려 많이 섭취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일반적 의미에서는 영양실조가 아닙니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관점이 달라집니다. 음식을 통해 흡수된 영양분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소장이나 피는 영양분의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경유지일 따름입니다.

    영양분의 최종 목적지는 세포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세포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입니다. 영양분의 목적은 우리 몸이 움직이고 살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인데

    영양분과 미토콘드리아의 관계는 휘발유와 엔진과 같습니다. 우리 몸은 자동차로 비유할 수 있습

    니다. 주유한 휘발유가 엔진에 못 들어가고 연료 파이프에 넘쳐서 배기 가스로 나오는 상황이 되면

    연료는 새고 엔진은 돌아가지 않아 결국 차는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당뇨병입니다(그림 1).

    당뇨병은 영양실조다
    들어온 영양분이 세포로 못 들어오고 혈관에 넘쳐서 결국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 상황입니다.

    영양분을 받지 못하는 세포는 결국 쇠퇴합니다. 이렇게 영양분은 몸속에 들어왔으나 최종

    목적지인 세포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도 영양실조입니다. 이런 현상을 2차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당뇨병은 2차 영양실조의 전형입니다.

    늘 피곤하고 힘들고 소변도 잦아

    영양실조의 증상은 어떨까요? 늘 피곤하고 힘듭니다. 음식이 안들어왔으니 배가 늘 고프죠. 계속

    안들어오면 어떻게 되나요? 일단 가지고 있는 영양분을 써야 합니다. 비축된 것을 써야 하는데 배에

    쌓인 지방을 쓰고 그것도 모자라 단백질마저 탕진하게 됩니다. 그 결과 몸무게가 줄고 단백질이

    제일 많은 부분인 허벅지 근육이 쪼그라지게 됩니다. 당뇨병과 같은 2차 영양실조도 마찬가지입

    니다. 음식은 몸안으로 들어왔으나 세포로 들어 오지 못하니 몸의 입장에서는 영양실조입니다.

    따라서 늘 배가 고프죠. 그래서 많이 먹습니다. 많이 먹어도 세포로는 못들어오고 혈액에 영양분이

    차고 넘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포도당이 혈액에 많이 쌓이는데 포도당 농도가 약 180mg/dl이상되면 혈액이

    감당을 할 수 없으므로 마침내 소변으로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기는데 포도

    당이 빠지면서 그냥 나가는게 아니라 상당량의 수분을 같이 가지고 나갑니다. 그래서 소변을 많이

    보게 됩니다. 소변을 많이 보면 몸이 가만히 있습니까? 우리 몸의 70%는 수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인남자로 보자면 약 40 L의 물이 몸속에 있습니다. 하루에 약 2.5L 의 물이 필요한데 당뇨병

    환자는 더 많은 수분이 소변으로 나갑니다. 목이 굉장히 많이 마릅니다. 목마름으로 인해 물을

    굉장히 많이 마십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물먹는 하마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많이 먹고 많이 마셔도 살이 찌긴 커녕 오히려 살이 빠지고 허벅지가 쪼그라집니다.

    이것이 당뇨병입니다(그림2).

    당뇨병은 영양실조다
    당뇨병 오래되면 동맥경화로 번져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왜 그렇게 많이 먹는데도 영양분이 세포로 가지 못할까요? 그것은

    인슐린 때문입니다. 인슐린은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열쇠입니다. 우리를 ‘동물’의

    범주에 들 수 있도록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골격근은 포도당을 쓰기 위해서는 인슐린이 꼭 필요

    합니다. 인슐린이 몸에서 안나오거나(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나오지만 약발이 안 먹히면(제 2형

    당뇨병) 근육으로 당이 들어가지 못해 근육이 제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원래대로 라면

    식후 혈당의 75%가 근육으로 들어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인슐린의 작동결함으로 그 많은 양의

    당이 혈액속으로 반품되니 혈액 입장에서는 포도당 과잉으로 고생합니다. 포도당의 부산물이 혈액

    을 따라다니면서 모든 혈관에 상처를 입히는데 오래되면 몸 곳곳의 혈관이 파괴됩니다.

    이런 결과를 동맥경화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슐린이 없으면 그 많은 포도당이 혈액에 들어와도 세포가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슐린이 작동을 안하면 한끼 식사 후에 혈당은 무려 800mg/dl ~1000mg/dl까지 올라갑니다.

    정상인의 식후 혈당은 너그럽게 잡아도 식후 1시간에 180mg/dl미만, 2시간에 140mg/dl미만이니

    인슐린이 얼마나 혈당을 근육에 잘 전달해 주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말하자면 물 속에서

    목 마른 물고기와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당뇨병은 역설적이게도 영양실조입니다.

    식생활과 생활습관 개선해야

    무슨 이유로 잘 나오던 인슐린에 문제가 생길까요? 크게 보아 두가지가 있습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나오는데 췌장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1형

    당뇨병이라고 하는데 주로 소아당뇨병에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주사로 공급하지만 최근에는 췌장에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이식하는 수술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인슐린의 약발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인슐린은 어느 정도 나오는데

    근육으로 혈당을 집어 넣어 주는 작용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인슐린의 작용에 몸이 저항한다고 해서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말합니다. 인슐린 저항성

    초기에는 췌장이 아직 힘이 있기 때문에 인슐린의 약발의 저하를 양으로 극복하려 합니다. 즉 인슐린

    을 정상보다 더 많이 분비해서 극복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교정되지 않으면 오래

    못 버티어 마침내 근육으로 당을 못 집어넣어 주어 혈당이 올라가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걸리는

    대부분의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데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당뇨병은 바로 인슐린 저항성에서 시작되는 제 2형 당뇨병입니다. 제 2형 당뇨병은 전세계

    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약 400만정도가 걸려 있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왜 생길까요? 아주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부모로 부터 받은 유전도 있고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영양불균형도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당뇨병이 있을 때, 특히 어머니가 당뇨병

    이 있을 때 자식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집안에 비해 많이 높습니다. 또 어머니가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임신 때 영양실조에 걸렸거나 본인이 저체중아로 태어나면 나중에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이 두가지 원인은 이미 흘러간 과거라 원망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것을 본인의 당뇨병을 예방하는 지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여전히 있고 다행히 그 것이 가장 큰 부분입니다. 바로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입

    니다.(그림 3) 인슐린 저항성은 나쁜 식생활 습관에 의한 바람직하지 않은 체형 때문에 생기기 때문

    입니다. 어떤 체형이 바람직 하지 않은 체형일까요? 몸무게일까요? 다음 회에서는 당뇨병이 생기기

    쉬운 체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당뇨병은 영양실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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