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산리 지곡도예원 ⓒ이시백 수산리 개울가에 있는 지곡도예원은 도예작업장과 살림집이 함께 붙어있는 흙집입니다. 2000년경 가까운 친구들의 도움으로 6개월 정도 걸려 직접 지은 집입니다.
100평의 대지에 59.95평의 일자형 집은 중인방 밑으로는 자른 통나무를 황토와 섞어 담틀식으로 쌓아 올린 뒤, 그 위에 황토 벽돌로 벽체를 쌓아 올렸습니다. 아름드리 잣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보를 얹었습니다.
▲ 지붕 추녀 ⓒ이시백 지붕은 서까래 위에 판자를 덮고, 그 위에 황토흙을 채웠습니다. 제재소에서 켠 규격목을 쓰지 않고 산판에서 벤 나무들을 구해다 그대로 쓰다 보니 지붕선이 일정하지 못하고 하중을 떠받치는 힘도 각기 달라 지붕의 추녀가 반듯하지 못합니다.
주저앉을 기미가 보여 집 내부에 안기둥을 보강하여 덧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지붕은 흙을 채운 뒤, 방수포를 덮고 나무 너와를 덮었습니다. 굴피를 구하기 어려워 판자를 켜서 만든 너와에 비에 썩지 않도록 방수 도료를 발랐습니다.
골조와 지붕 작업은 시간이 자유로운 편인 집 주인이 몇몇 친구들의 힘을 빌려 두 달에 걸쳐 했습니다. 그런 뒤 우선 급한 이사를 하고 집안 내부 작업을 쉬엄쉬엄 해 나갔다고 합니다.
▲ 집의 측면 ⓒ이시백 집안에 쓰인 목재들은 거의 산판에서 나온 잣나무를 썼습니다. 잣나무는 곧게 자라나 목질이 조금 무르고 갈라지는 것이 흠입니다만 가을에 베어 그늘에서 오래 말리면 쓸 만하다고 합니다.
흙벽돌은 가평에서 장당 1,500원 가격으로 구입하여 썼다고 합니다. 요즘의 흙벽돌은 기계로 찍어 일정한 크기로 판매하는데, 강도가 강하고 어느 정도 비에 맞아도 부서지지 않는다는군요. 또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배합비율을 맞춰서 제작해 주기도 한답니다.
▲ 손수 깎은 대문 걸이 ⓒ이시백 처음 집 면적은 60여평을 넘었는데, 60평 이상의 경우 호화주택으로 분류되어 취득세 등의 중과세가 된다는 말에 부랴부랴 지붕 추녀선을 안으로 끌어 들여 간신히 59.95평으로 줄였다고 합니다. 집을 지을 분들은 설계 시에 미리 이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이렇게 지은 흙집의 총 건축비는 지하수 공사비용까지 합쳐 7,000만원이 들었으니 평당 120만원이 든 셈입니다. 친구들과 집 주인이 품을 팔아 인건비를 줄인 몫이라 하겠습니다.
▲ 작업장 내부 ⓒ이시백 지곡님의 흙집은 큼지막한 대문-거의 열려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을 밀고 들어가면 곧바로 신을 신은 채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예작업장이 이어지고, 그 안쪽으로 자기를 굽는 가마실이 있습니다. 살림채는 가마실과 반대편에 있습니다.
작업장 내부 벽에는 각종 도자기들이 진열되어 있고, 가운데는 도예 실습을 하는 이들을 위해 모둠별 탁자가 서넛 놓여 있습니다.
▲ 재활용품으로 만든 화목난로 ⓒ이시백 작업장 내부는 지붕 판자까지 트여 있어 여름이면 유난히 시원합니다. 겨울이면 난방이 걱정스러워 보이지만, 작업장 한가운데 놓인 대형 화목난로가 충분히 집안을 데웁니다.
산업용 기름통을 얻어다 만든 화목난로는 어찌나 화구가 큰지 어떤 화목이라도 생긴 그대로 던져 넣게 되어 있습니다. 싸락눈이 내리고, 난로의 잉걸불들이 벌겋게 이글거릴 때면 이웃들을 불러 안주인께서 양념을 솜씨 좋게 바른 고기를 그 불에 구워 함께 나눠 먹곤 했습니다. 흙집의 좋은 점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한기를 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공기 중의 습기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도색과 먼지, 흙칠이 번잡한 작업장에서 별도의 내부 마감 없이 그대로 노출된 흙벽이 더러움을 쉽게 눈에 띄지 않게 합니다.
사람이 몸담고 사는 집을 닮아 가는지, 지곡님도 그처럼 사람들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재주를 지녔습니다. 개울가에 접하고 있는 지곡도예원은 여름이면 다리 밑 개울가에서 매운탕거리를 건져 올리고, 바로 옆에 뻥튀기 공장이 있어 늘 구수한 냄새를 거저 맡을 수 있으니 찾아오는 이웃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웃들과 함께 마당에 정자까지 지었는데, 짜 맞추어 지은 정자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마 흙집 지을 분들이 찾아가면 친절히 도움말을 나눠주실 것입니다.
▲ 정자 ⓒ이시백
| | 배워보자, 황토흙집 짓기 - 긴 시간 공 들여 짓고 손봐야 | | | | | | | 요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흙집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흙집은 황토를 주재료로 짓는 집을 말하는데, 벽체를 쌓는 방식에 따라 여럿으로 나눈답니다.
우선 거푸를 만들어 진흙을 넣고 다져서 찍어내는 담틀집이 있는데, 일이 빨라 도둑집이라고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수숫대나 나뭇가지로 욋대를 엮어 볏짚 섞은 진흙을 처바르는 토벽집이 있고, 일정한 틀에 넣고 찍은 흙벽돌을 쌓아 올리는 흙벽돌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켜켜이 쌓아 올리며 그 틈새를 진흙으로 발라 마감하는 귀틀집이 있는데, 최근에는 옆으로 자른 원형의 통나무를 흙반죽과 함께 섞어 쌓는 콩담 형식의 흙집이 늘고 있습니다.
흙집의 좋은 점은 우선 통기성과 습도가 자연스럽게 조절된다는 환경친화적 소재에 있습니다. 그런 만큼 흙집에 사용되는 황토 흙이 건강하고 질이 좋아야 하겠지요. 또한 집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면 그만큼 건축비를 줄일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아울러 황토흙집의 경우, 별도의 단열재를 따로 쓰지 않아도 보온단열성이 높고 비용 절감도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외부 마감을 별도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마감재 비용을 줄일 수도 있겠지요.
호남 지방의 붉은 황토가 아닌 경우, 진흙벽은 마르면서 빛이 흐려져 흰빛에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부득이 짙은 빛깔의 황토를 구하지 못할 경우, 붉은 빛의 염료를 섞어 쓰기도 한답니다.
흙집의 단점이라면 습기에 약하여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추녀가 충분히 길어야 하고, 하인방 아랫부분은 석재나 별도의 구운 벽돌로 쌓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이를 위해 석회나 시멘트를 적당히 섞은 흙벽돌을 따로 쓰기도 한답니다.
흙집이 들어설 기초 자리는 지표보다 충분히 높게 짓는 것이 방습과 방충, 더위를 피하는 데 좋겠습니다.
흙집의 지붕재는 청석, 굴피를 이용한 너와나 볏짚이 좋지만, 비용과 관리 면에서 어려움이 많아 아스팔트 싱글을 흔히 쓰는데, 아무래도 벽체와 지붕재가 어울리지 않아 눈에 거슬리는 면이 많습니다.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기와가 무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도배를 하지 않을 경우 실내가 흙빛으로 어두울 수 있으므로 창호를 넉넉히 크고 많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흙벽돌로 벽을 쌓을 경우 그 무게를 이기도록 창호틀을 인방 밑에 연결하거나, 무게를 충분히 떠받칠만한 두꺼운 문틀을 써야 한답니다.
흙벽돌을 외겹을 쌓아 단열재를 쓰지 않는다면 내부에 전기나 설비 배선을 염두에 두고 벽체 속으로 매립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나무 기둥을 세우거나 목재와 섞어서 벽체를 쌓을 경우 진흙이 마르면서 생기는 틈새와 균열이 생기는 부분을 피할 수 없으니 서너 해 정도 계속 손을 보아야 합니다.
끝으로 흙집의 시공은 그 무게(흙벽돌 한 장 무게는 평균 10~15㎏)와 습식 공정에 따라 힘이 많이 들고, 공사 기간이 길어집니다. 이로 인한 인건비가 많이 들어 의외로 건축비가 많이 드는데, 업자에게 맡길 경우 평당 300만원을 웃돈답니다.
이 때문에 흙집은 시간이 많거나 거들어 줄 일손이 많아 직접 지을 경우에 적합한 집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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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입니다 오시면 자세하게 설명하여 드리지요 전원과 귀농이 있는 엔돌핀마을 카페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