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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미학

노량진김삿갓 2013. 12. 3. 00:55

침묵의 미학

 

 

입은 모든 재앙을 끌어들이는
악마의 문이 되기도

자신을 불태우는 화마가 되기도 하거늘

 

자주 날아다니는 새는
언젠가는 그물에 걸려 화를 당하게 되고
가벼이 날뛰는 짐승은
언젠가는 화살에 맞을 수도 있거늘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오니
함부로 입을 놀리거나
원망하는 말을 해서는 안되거늘

 

맹렬한 불길이 집을 태워 버리듯,
말을 삼가하지 않으면
이것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고 말 것이러거늘

 

사람들의 불행한 운명은
그 입에서부터 시작되고
말이 많은 사람에게는
허물이 많거늘

 

악한 말은 자기도 해롭고
남에게도 해를 입히니
너도 나도 다 해로운 것이거늘

 

착한 말을 닦아 익히면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로워서
피차가 다 이로운 것이 되는 것이거늘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