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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인생
노량진김삿갓
2015. 6. 10. 17:37
- 등산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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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산에 오르는 것일까
산이 있어 오른다고 하는 이도 있고
살을 빼기 위해 오르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답답해서 산에 오른다
나는 그저 산이 좋아 오른다
푸른 산을 보면 거기 가고 싶어 몸살이 난다
등산은 버리는 과정이다
아니 버릴 수 밖에 없다
땀을 버린다
쓸데없는 생각도 버린다
미움도 버리고 세상에 대한 집착도 버린다
산 정상에 서면 세상사가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정상에는 오래 머물 수 없다
그곳은 오래 머물 곳이 아니다
바람도 세고 너무 좁다
내가 그곳에 죽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정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에 오른 순간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정상에 오른 사람은 곧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계속 정상에 머무르려 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게 세상 사는 이치다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시 이원규 / 곡 안치환 / 노래 안치환